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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탈선 보면 '나 몰라라'가 최선?
2012-11-14 18:06:51 read : 5253
연합뉴스
훈계했다가 봉변 잇따라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전주시에 사는 조모(32·여)씨는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그는 지난 8월 말 골목길에서 흡연하던 중학생들을 나무랐다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현장을 간신히 벗어났다.
조씨는 당시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기에 "얘들아 이러면 안되지"라고 한마디 했다가 "당신에 뭔데 남의 일에 참견하느냐"는 험악한 욕설을 들었다.
조씨는 "앞으로 똑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참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생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게 어른의 몫이라고 여겼던 조씨. 하지만, 사건 이후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
학원강사 A(30)씨도 5일 오후 전주시의 한 아파트 비상통로에서 담배를 피우는 중학생을 훈계했다가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
피해학생 B(12)군의 아버지는 사건 닷새 뒤에 경찰서를 찾아 "아들을 때린 A씨를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 것. 결국, A씨는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기도 수원에서 청소년을 훈계하던 30대가 몸싸움을 벌이다가 머리를 다쳐 숨졌다.
이처럼 탈선 청소년들을 훈계했다가 봉변을 당한 사례가 잇따르자 어른들이 움츠러들고 있다.
훈계를 해도 아이들에게 오히려 무시당하고 잘못하면 폭행 혐의로 고소까지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성인의 절반 이상이 중고교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흡연해도 제지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2010년 성인 1천 명을 상대로 청소년들의 길거리 흡연을 막을 의사가 있는지를 조사해보니, "봉변당할 위험이 있어 막지 못할 것 같다"는 의견이 56.2%에 달했다.
"봉변을 당하더라도 제재하겠다"는 의견은 28.8%에 불과했다.
"일탈 청소년을 현장에서 제재해야 한다"와 "굳이 목숨 걸고 훈계할 필요가 있느냐"는 상반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 흡연 등의 일탈을 막을 방법은 딱히 없지만 그런 현장을 목격하면 가까운 지구대나 112에 신고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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