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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도하는 목사가 복 나르는 대리인? |
2009-05-16 09:15:44 read : 9443

축복기도하고 복채 받는 세태...축도자를 영매나 주술사로 오해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담임목사가 은퇴하고 새로 부임한 목회자가 설교 중에 “주 예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라는 표현을 너무 자주 한다는 불평이 있었고, 그 불평으로 시작된 잡음은 4년 동안에 교회가 세 쪽이 나고 수백만 달러의 소송비를 지출하는 분란으로 번졌다.

그 때 나는 여러 교인들에게 “주 예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는 표현에 구체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교인들이 '축원'을 '축복'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상 이러한 문제는 오병이어의 사건을 기술하는 구절에서(막8:6) “축사하시고”도 많은 이들이 “축복”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문제이다.

즉, 중국어 성경을 번역한 한글성경이 안고 있는 기본적 문제 중의 하나이다. 같은 한자를 사용하는 역사 속에서도 “원(願)합니다, 사(謝)합니다”의 앞에 축(祝)자를 붙이는 중국인들의 어휘 구성이 가져온 오해이다.

한국교회는 축복기도가 아주 활발한 교회이다. 아이가 출생해서부터 가능한 때마다 목회자를 초청해서 축복기도를 받는다. 나는 아이들이 다 커서 그 때 어떤 기도를 했는지 기억이 분명치 않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목회자의 축복기도에는 능력이 있으며, 하나님과 기도자의 중간에서 목회자가 복을 전달해 준다고 오해하고 있다.

이러한 오해는 아이의 백일이나 돌잔치에 목회자를 초대하고 그 대가로 고액의 수고비가 지불되는 부조리한 행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복채 운운하고 비난하지만, 나는 축복기도를 부탁하는 사람이나 축복기도를 하는 사람이나 기본이 바로 서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면, “설교자가 주 예수의 이름으로 축복할 수 있는가?”하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복음서의 주 예수의 말씀 중에서, “내 이름”을 말씀하신 구절들을 찾아보았다.

마태복음에서 요한복음까지 말씀을 읽는 우리의 입장에서 “주 예수의 이름”을 정리해 보자, [마18:5, 마18:19-20, 막9:39-40, 막16:17-18, 눅21:8-9, 요14:13-14, 요15:16-17, 요16:23-24, 요16:26-28]:

1) 주 예수의 이름으로 어린 아이들을 환영하라.
2) 주 예수의 이름으로 두 세 사람이 함께한 곳에 주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신다.
3) 많은 사람이 주 예수의 이름으로 와서 자신이 그리스도라 하여 혹세무민할 것이다.
4) 주 예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하는 자는, 우리의 편이다.
5) 주 예수의 이름으로 그들이 귀신들을 몰아낼 것이며, 새로운 언어들을 말할 것이며, 그들의 손으로 뱀들을 집을 것이며, 또 그들이 치명적 독약을 마실지라도, 그것이 그들을 조금도 상하게 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병자들에게 안수한 즉, 그들이 나을 것이다.
6) 주 예수의 이름으로 요청하는 것/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주시고 행하실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주 예수의 이름으로 요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주신다.
7) 아버지께서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성령을 보내셨다

유태인들이 생각하는 어느 누구의 “이름”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표한다.

즉, 주 예수의 이름은 주 예수의 모든 것을 대표한다.

위의 요약의 대부분은 주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구하는 것에 대한 것과 주 예수의 이름의 능력에 대한 말씀이고, 몇 구절은 주 예수의 이름을 잘 못 사용하여 행하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의 행태를 가리킨다.

주 예수의 이름은, 즉 주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우리 간에 유일무이하신 중재자라는 교리는 우리의 종교의 기초가 된다.
그래서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주 예수의 이름이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심지어 우리 앞에 사도 바울이나 사도 베드로의 화신과 같은 역할이 나타났다고 해도, 우리는 그의 이름을 사용해서 기도해서도 아니 될뿐더러, 만일 그러한 이들이 있다면, 이단으로 규정지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주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명쾌한 교리를 받았다. 누구도 축복을 받아서 전달해 주는 매체를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 분명한 교리이다. 어떤 유명한 설교자나 당회장이나 담임목사나 부흥강사도 자신이 복을 받아서 교인들에게 나누어주는 중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축원이라는 어휘가 성경에서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시기를 간구합니다"라는 표현이 좋다. 혹은 "기도합니다" "기원합니다”로 표현하고 이어서 설교자 혹은 회중이 “아멘”하도록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듣는 이들 대부분이 설교자를 주술사로 오해할뿐더러, 실제로 설교하는 이들도 자신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서 전달해주는 중개인(agent)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축원이라는 어휘는 불교 혹은 토속종교에서 쓰이는 어휘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교회에서 자신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 토속종교에서 가져온 표현을 사용하는 행태는 개혁되어야 한다.
마치 강단 위에 서서 위에서 받은 복으로 가득 찬 바구니를 가지고 거기서 복을 한웅큼 꺼내서 강단 아래로 흩뿌려 주는 자세의 설교는 개혁되어야 한다. 설교자를 포함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기원하고 찬송하는 예배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모든 교회의 예배 순서에 축도(Benediction)가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고후13:13] 축도의 예를 들어보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 지어다.” 이 구절에 있어서 “지어다”의 의미 역시 “기원”의 의미이다.

그러나 한국교회 교인들의 대부분은 “있으라”의 명령적 의미로 받아들여서 축도자를 하나님의 대리인의 자리에 놓는다.

축도하는 이들의 어조도 위에서 받아서 흩 뿌려주는 어조이다. 따라서 설교자의 역할을 중계자(medium)나 대리인(agent)의 역할로 오해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토속신앙적으로 말하면 축도자를 영매(靈媒)나 주술사(呪術師)의 위치에 놓는다는 것이다.

주기도문의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에서 “지이다” 역시 현대인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 즉,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 원합니다”의 의미이다.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아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증거를 제시한다. 축도할 때에 축도자들이 자신이 축복을 받아서 나누어주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한국교회에는 축도할 때 양 손을 펴고 양 팔을 드는 이들이 많고 그 때 그들의 양 팔과 손은 하늘을 향한 것이 아니고 강단 아래 교인들 위를 향한다. 우리에게 예배가 중요하다면, 이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

주 예수의 이름의 의미를 재확인하고 축도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예배와 설교의 개혁에 있어서 통상적인 이러한 요소들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하고 개혁하자는 것이다.

교회 분란을 겪어보면 알게 된다. 세상에는 상식이 있는데, 교회에 분란이 일어나면 우리는 상식을 실종한 목회자들을 수 없이 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상식의 실종의 근원이 교인들 위에 군림한 하나님의 중계자적 혹은 대리인적, 제왕적 혹은 절대 군주적 특권의식에 기인한 것이라는 것이다.

마이클 송 / 동서성서학회(East-West Bible Society, Los Angeles,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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