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분리 대법원판례 분석( 세례교인 3분의 2 의사따라 결정)
2006-05-09 18:33:38 read : 12020
교회 분열 및 재산권 다툼이 앞으로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비록 내분과 다툼이 벌어진다 해도 법률적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길이 트이게 됐다.
이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교회 분열과 재산에 관해 새로운 판결(2004다 37775·사건명:소유권 말소 등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판례에 따르면 교회가 소속 교단에서 탈퇴,혹은 변경을 원할 경우 사단법인 정관 변경에 준하여 의결권을 가진 교인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의해 결의토록 판시했다.
따라서 이같은 정족수에 미치지 못하면 그 교회는 여전히 종전 교단에 소속된 상태로 유지된다.
만약 여기에 반기를 들고 교회를 집단 탈퇴하거나 다른 교단에 가입한 교인들은 종전 교회 교인으로서 지위는 물론 교회 재산에 대한 권리도 상실하게 된다.
새로운 판례는 교회 재산이 교인들의 총유라는 점에 대해서는 종전 판례와 차이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판례는 ‘의결권을 가진 교인 3분의 2 이상 찬성’이란 명확한 선을 제시,교회 분열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 돋보인다.
종전 판례가 교회 분열을 쉽게 인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교회에서 신앙 노선이 다른 두 목사가 예배를 드리거나 소수 교인이 교회 재산권을 주장하면서 따로 예배를 드리는 이른바 ‘한 지붕 두 예배’와 같은 불미스런 행위는 인정 받을 수 없게 됐다.
새로운 판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별로 분석했다.
◇사례1:A교회는 세례교인 300명으로 구성된 급성장한 교회다.
하지만 교회 건축과정에서 담임목사의 독선과 비리 등을 들어 장로 6명 중 2명이 자신들을 따르는 교인 50여명을 규합,담임목사에게 반기를 들고 같은 예배당에서 시간대를 달리해 예배를 드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후속 조치로 평소 친분 있는 다른 교단의 목사를 청빙했다.
한국 교회의 전형적인 교회 분열 형태다.
종전 판례에 따르면 A교회 목사에게는 50여명의 교인들을 예배당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뚜렷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판례에 따르면 이 경우 교회의 분열은 인정되지 않는다.
50명의 교인들은 이 교회 세례교인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다.
재산은 3분의 2 이상인 250명의 교인들의 총유에 속한다.
따라서 장로를 따르던 50명은 교회 재산에 대해 아무 권리를 갖지 못한다.
50명의 교인은 다수의 250명과 조용히 예배를 드리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나가야만 한다. 물론 50명의 교인들을 위해 개척자금을 마련해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례2:B교회 역시 세례교인 300명으로 구성된 역사가 깊은 교회다.
그러나 소속 노회와 갈등을 겪던 담임목사가 교인들을 설득,교단 탈퇴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결의 결과 160명이 교단 탈퇴 결의에 찬성하고 나머지 140명은 교단 탈퇴 결의에 반대했다. 사태가 커지자 종전 교단(주로 노회를 일컬음)에서는 140명의 교인을 위해 새로운 목사를 파송했다.
여기에 분노한 160명은 교단을 탈퇴한 뒤 담임목사를 그대로 모시고 같은 건물에서 예배를 드렸다.
이럴 경우 종전 판례에 따르면 교회 분열이 인정됐고 140명과 160명은 따로 같은 건물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판례에서는 160명의 교단 탈퇴 교인들은 새로운 교회로 인정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결권을 가진 3분의 2 이상 찬성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 재산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기존 140명 교인의 총유에 속한다.
160명의 교인은 기존교회에 남든지 아니면 교회 재산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나가야 한다.
◇사례3:C교회도 세례교인 300명으로 구성된 교회이다.
그런데 교인들이 담임목사의 신앙 노선에 반기를 들고 250명이 교단 탈퇴를 위한 결의를 했다.
그리고 후속조치로 새로운 목사를 청빙했다. 종전 목사는 교단 탈퇴 결의에 찬성하지 않은 50명과 함께 교회를 이루고 있다.
종전 판례에 따르면 교회 분열이 인정돼 50명의 교인도,250명의 교인도 각각 다른 교회로 간주됐다.
이 때문에 한 교회 건물을 두 교회에 사용할 권리가 주어진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판례에서는 250명 교인들의 결의는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넘기 때문에 교단 탈퇴는 유효하고 교회 건물에 대한 권리 또한 250명의 교인에 속하게 된다.
교단 탈퇴에 반대한 50명은 교회를 떠나든지 아니면 목회자의 신앙 노선에 찬성하고 조용히 있어야만 한다.
◇도움말 주신 분 △주명수 변호사 겸 목사(법무법인 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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