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목사의 박사 학위는 허영
2013-04-05 13:32:51 read : 4523
봉호 “목사의 박사 학위는 허영”
하나님 말씀을 가르쳐온 목사에게 표절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
◇ 정관용>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할 때 보면 논문표절 논란이 간간이 일어나죠. 그러다가 얼마 전에는 스타강사의 논문표절 또 연예인들의 논문표절 얘기가 나오더니 이제는 목사의 논문표절 건이 또 터졌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형교회 가운데 하나인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의 논문표절. 교회에서는 설교 중지라는 징계를 결정했지만 논란이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대해서 아주 따가운 질책의 목소리를 내고 계신 서울대학교 손봉호 명예교수 오늘 초대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손봉호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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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봉호> 안녕하세요?
◇ 정관용>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님과는 개인적으로 또 아주 가까우시다면서요?
◆ 손봉호> 그렇습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교제를 했고요. 코스다라는 단체에서 처음 만났습니다만.
◇ 정관용> 코스다? 코스다가 뭡니까?
◆ 손봉호> Korean students abroad 이런 게 있습니다. 외국에 유학 가있는 우리 한국 학생들을 상대로 전도하고 또 여러 가지 집회하는 그런 모임이 있는데. 거기에 우리 오정현 목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거기 강사로 가서 처음 만났고. 그 뒤에 그분이 미국에서 목회할 때도 그 교회 가서 설교도 하고. 또 한국의 사랑의 교회를 담임할 때도 가서 설교를 하고. 또 제가 관계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독교 단체에 적극적으로 후원을 해 주고 그랬습니다.
◇ 정관용> 서로 친분도 깊으시고 주거니 받거니 도움도 많이 주신 사이?
◆ 손봉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분이 이런 데 연루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셨겠네요.
◆ 손봉호> 저는 너무 당황하고 또 실망을 했습니다. 참 안타깝죠.
◇ 정관용> 표절임이 확실한 거죠? 본인도 인정을...
◆ 손봉호> 본인도 나중에 인정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처음에 권영준 장로, 경희대 교수가 보고서를 냈을 때 그것이 어떻게 좌우간 바깥에 나왔습니다. 그걸 읽어보니까 그건 뭐 부인하기가 좀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 정관용> 아까부터 제가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때 얘기 스타강사, 연예인. 여러 가지 얘기를 했는데. 목사직을 갖고 계신 분들도 논문을 이렇게 많이 내야 됩니까? 왜 이런 유혹에 빠지게 될까요?
◆ 손봉호> 그거 뭐 전혀 필요 없죠. 사실은 일종의 허영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요.
◇ 정관용> 허영?
◆ 손봉호> 또 불행하게도 교인들 가운데는 목사가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면 조금 높이 보는 그런 경향도 있습니다.
◇ 정관용> (웃음)
◆ 손봉호> 우리 국민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기독교인이라서 다를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그런 유혹에 넘어간 거죠. 사실은 박사가 전혀 필요 없죠.
◇ 정관용> 허영이다, 한마디로.
◆ 손봉호> 허영이죠.
◇ 정관용> 그런데 사랑의 교회 측에서는 논란 끝에 6개월 설교 중지라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우리 교수님께서는 말도 안 된다. 이런 식의 공개적인 글도 쓰셨던데 어떻게 보세요?
◆ 손봉호> 그러게요. 우리 사회의 정치인들, 심지어 대학교수들 여러 사람들이 표절을 하고 표절이 상당히 일반화되어 있는 상황인데. 6개월간 간 설교 정지는 너무 가혹하지 아니하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기독교는 그렇게 할 수가 없죠. 기독교는 적어도 진실하신 또 우리가 믿을만한 하나님을 섬기는 종교인데 표절이라는 것은 어차피 그거는 속이는 것이고 또 도둑질이거든요.
그런데 하나님 말씀을 가르쳐 온 목사가 또 앞으로도 가르쳐야할 사람에게 그런 표절이라는 것은 전혀 어울리지 않죠. 아주 일반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되는지 모르지만 이게 교계에서는 용인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의 교회가 그 오 목사님께 조금 더 강한 그런 벌을 내려서 본인도 그것 때문에 아주 철저히 회개하고. 또 교회도 역시 하나님 말씀을 존중하는 교회다, 진실을 중요시하는 교회다 하는 인상을 주고 그렇게 했더라면 교회도 살고 또 오 목사도 오히려 도움을 받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요. 그 6개월 설교 정지라는 것은 사실 교계에서는 뭐 그렇게 큰 벌은 아닙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손봉호> 그렇게 큰 벌은 아니죠.
◇ 정관용> 직은 그대로 유지하되 활동에 있어서 일부만 제한을 가하는 정도니까요.
◆ 손봉호> 그렇죠. 이게 제가 마치 마녀사냥 하는 사람들의 앞잡이처럼 되고 말았습니다마는 사실은 우리 기독교의 명예. 또 우리 하나님의 영광. 우리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조금 벌이 가혹했어야 한다.
그랬더라면 역시 그 교회는 기준이 좀 다르구나 하는 인상을 주고 또 앞으로도 또 이런 것은 교회에서는 절대로 용납이 될 수 없다는 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서 우리 한국교회가 건전해질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이건 이렇게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건 그저 외부의 압력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하는 제스처 아닌가 이런 인상을 주어버리니까 교회 기강이 서지를 않죠.
◇ 정관용> 우선 당사자의 진솔된 회개와 반성이 없었다고 보세요?
◆ 손봉호> 저는 그런 사실상 그분의 표절을 비판하기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그걸 처음에 상황이 벌어졌을 때 철저히 시인하고 회개하고 완전히 거꾸러지고. 나, 이제 목회는 더 이상 못한다.
◇ 정관용> 본인 스스로가 그냥?
◆ 손봉호> 네. 그렇게 했더라면 그분은 굉장히 중요한 교회 지도자가 되었을 겁니다. 우리 성경에 보면 다윗 왕이 얼마나 못된 죄를 지었습니까? 남의 부인을 갖다가 자기의 부인으로 삼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서 그 남편을 죽이고. 이 표절과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나게 무서운 죄를 지었거든요. 그런데 그는 그 사실이 지적이 되자 완전히 소위 말하자면 우리 기독교식 표현으로는 거꾸러졌거든요.
그러니까 그가 나중에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고 오늘 아무도 그를 갖다가 오늘의 기독교인들도 비판하지 않습니다. 오 목사의 표절은 사실 다윗의 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가벼운 건데. 그래도 우리 한국사회 전반에서 교회에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니까. 완전히 내가 참 잘못했다 딱 시인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 정관용> 그러니까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그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 손봉호> 솔직하게 인정하고.
◇ 정관용>인정하고 회개하고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손봉호> 네. 저는 그게 제 글의 목적입니다. 사실은 제가 그 표절 자체가 아주 나쁘다 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면이 누구든지 회개하면 용서한다. 용서해야 된다. 그것이거든요. 이걸 이번에 오정현 목사가 이용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는 그게 너무 안타까운 것입니다.
◇ 정관용> 왜 본인이 이렇게 못했을까요?
◆ 손봉호> 그게 이제...
◇ 정관용> 사회적 통념으로 아, 이거 큰 죄 아닌데 이런 생각에 혹시 빠졌을까요?
◆ 손봉호> 그런 것도 있었고 아무래도 자기가 아마 이제까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권 같은 것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니까 그게 인간적으로 놓치기 어려웠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그게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나중에 또 일단 잘못했다고 인정을 했으니까요. 그런 인정을 처음부터 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이게 너무 안타까운 것입니다.
◇ 정관용> 그 당사자는 그렇고. 사랑의 교회 측에서는 왜 이런 아까 교수님 표현에 의하면 혹시 여론의 압박에 밀려서 마지못해 한 징계 같은 6개월 설교 중지라는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건 왜라고 보십니까?
◆ 손봉호> 그러게요. 저도 그게 좀 조금 의문인데요. 이게 뭐 저의 추측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큰 교회를 오 목사가 여기까지 이끌어왔는데. 이 양반이 나가게 되면 교회가 굉장히 약해지지 않겠는가. 이런 두려움. 또 엄청나게 큰 교회 건축공사를 시작했는데 이게 오 목사가 시작을 했고 이제까지 추진해 왔는데 이분이 나가게 되면 이 공사가 중단이 되지 않나. 이런 두려움. 이런 것들이 작용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건 저의 오해일수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인간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그렇게 하는데 그게 결과적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저는 그게 두려워요. 오히려 교회가 아주 원칙적으로 딱 했더라면 사회나 혹은 교계가 봤을 때 야, 그건 정말 교회답게 했다 그랬더라면 교인들이 야, 이 교회는 정말 우리가 좀 사랑할 자격이 있다.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 교회를 우리가 지극적으로 섬길 그런 가치가 있다. 이렇게 생각을 했지 않겠나. 사실 그게 정답이거든요. 정답이고.
◇ 정관용> 교수님 말씀은 아주 간단명료해요.
◆ 손봉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상식에 비추어 원칙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거든요. 우선은 오 목사 당사자가 스스로 모든 걸 내려놓은 식의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 손봉호> 그렇죠.
◇ 정관용> 그걸 그대로 안 됐을 때는 교회 측이라도 그런 결정을 했어야 한다. 그게 사실은 교회에게도 또 오 목사에게도 좋았던 것이다. 그 말씀 아니겠습니까?
◆ 손봉호> 그렇습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 정관용> 이번에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하신 아까부터 언급하고 계신 그 글에 보면 결과적으로 고 옥한흠 목사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말씀을 하고 계신데. 우리 청취자분 가운데 사랑의 교회와 옥한흠 목사 잘 모르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이 주장은 어떤 뜻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 손봉호> 옥한흠 목사님이 사랑의 교회를 처음으로 창설을 했습니다. 그동안에 쭉 교회를 키워오셨는데.
◇ 정관용> 또 옥한흠 목사님이 특별히 어떤 분이신지 좀.
◆ 손봉호> 이분은 상당히 성실하고요. 진실한 분입니다. 교회가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 커졌기 때문에 교만해지지 않고요. 저는 그렇게 큰 교회 목사로서 그만큼 철저히 겸손하고 신실하고 세속적인 이해, 명예, 이익 이런 것에 초연하는 분을 별로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하고 나이는 동갑입니다마는 또 많이 교제도 하고 그랬지만 상당히 존경하고 우리 관계가 서로 신뢰하는 그런 좋은 관계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교인들을 가르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전국의 큰 교회에 대해서 항상 비판을 많이 했습니다마는 그래도 사랑의 교회만은 괜찮다. 그래도 건전하지 않느냐. 그렇게 생각했고. 한국교회 많은 교회가 욕을 먹을 때도 그래도 사랑의 교회가 있지 않느냐. 그것으로 제가 많은 위로를 받았거든요.
◇ 정관용> 그랬던 마지막 보루셨군요?
◆ 손봉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니까 옥 목사님이 그 동안 보여주었던 신앙적 모범. 이게 다 무위로 돌아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니까 너무 안타까운 거죠. 적어도 그 교회만은. 그래도 옥한흠 목사의 그 정신, 그 신앙을 유지했어야 되지 않느냐. 그게 손상을 당한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안타까운 거죠.
◇ 정관용> 그럼 결과적으로 우리 손 교수님 입장에서도 이제는 대형교회 가운데 그래도 여기는 괜찮다라는 데가 없어져버린 셈이네요?
◆ 손봉호> 하나가 없어졌죠. 적어도. 저는 아직까지 몇 개... 그렇게 대형교회는 아니지만 예를 들어 남서울 은혜교회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는 건강하게 잘 유지되고 있고. 또 지구촌교회 같은 곳. 심지어는 최근에 우리교회라는 교회는 교회가 너무 크니까 이제는 쪼개겠다.
◇ 정관용> 쪼개는 일도 생겼죠.
◆ 손봉호> 그런 계획을 하고 있어서 큰 교회 가운데도 아직까지는 조금 건강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 정관용> 왜들 그렇게 큰 교회를 지향할까요? 또 신자들도 왜 그렇게 큰 교회에 몰려들까요?
◆ 손봉호> 우선 큰 교회가 되는 이유는 있겠죠. 목회자가 설교를 잘하고 목회를 잘하는 그런 이유가 있겠죠. 그런데 그 설교가 어떤 것은 정말 좀 옥한흠 목사님의 경우처럼, 제가 봤을 때 참 진실하게 좋은 설교다. 그런데 어떤 설교는 그게 정말 기독교적인 설교냐. 그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선교냐. 이런 의심이 들 때는 있어요. 어쨌든.
◇ 정관용> 교회를 키우기 위한 내용의 설교도 많이 하잖아요.
◆ 손봉호> 그런 것도 많이 하죠. 그런데 역시 그것도 자본주의의 정신 아니겠습니까? 모든 인간은 좀 더 큰 영향력, 더 큰 권력, 더 큰 돈 이런 것을 추구하게 되어 있고. 뭐 또 그것을 하나님의 복음이 잘 전달된다. 더 많은 사람이 기독교인이 된다. 전도한다. 이런 대의명분도 서거든요. 그러니까 그 뒤에 숨어 있는 인간적인 욕심. 이런 것은 숨겨지고 기독교적 대의명분 이것만 자꾸 드러내니까 일반 교인들도 그게 옳은가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따라오는데. 그게 교회가 크지 않았을 때는 상당히 순수한 그런 목회자들도 교회가 커지면 유혹을 받습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손봉호> 인간이니까요. 그 유혹을 견딜 수 있는 분이라야 우리가 위대한 지도자라 이렇게 하는데. 옥한흠 목사 같은 분은 그걸 견딜 수 있었던 분이거든요. 그리고 또 그 외의 어떤 분들은 너무 크니까 그만 유혹을 받아서 타락해 버리는.
◇ 정관용> 알겠습니다. 특히 최근의 사랑의 교회는 아주 초대형 신축공사 때문에 또 구설수에 올라섰단 말이에요. 교회 신도가 늘어나는 것까지도 좋다 치지만 또 그렇게 되면 경쟁적으로 초대형 교회를 세우고 집짓는 데에 열을 올리는 교회의 모습. 그건 또 어떻게 보십니까?
◆ 손봉호> 저는 옛날부터 큰 교회를 반대하고 또 예배당 건물을 짓지 말자는 것을 너무 강조해 온 사람이라서. 사람들이 들었을 때 똑같은 소리 한다 하지만 저는 예배당 짓는데 드는 돈, 그거가지고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고. 또 뭐 저개발국가 좀 도와주고. 심지어는 우리 문화 창달을 위해서라도 좀 투자하는 게 훨씬 좋았지 않겠는가.
◇ 정관용> 할 일이 얼마나 많아요. 사실.
◆ 손봉호> 네. 저는 제가 처음에 교회 설교를 하면서 교회를 하나 개척을 했습니다마는 그 교회를 분립개척 했어요. 교인수가 한 600명 되니까 이건 너무 크다. 그래서 교회를 쪼개서 새 교회를 하나 만들었는데. 거기는 학교 강당에서 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학교 강당에서 모인 그런 교회가 됐습니다. 그 뒤에 여러 교회들이 그렇게 하는데요.
그게 물론 여러 가지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그러나 건물 짓는데 드는 돈 가지고 학생들에게 장학금 주고 학교 교육에 도움을 주고 그리고 또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이렇게 했더라면 교회, 기독교가 훨씬 더 영광을 거두고 우리 사회에 이익을 끼쳤을 텐데. 건물에 투자하는 거는 사실은 굉장히 어리석은 투자입니다.
그건 뭐 어떤 이유에서는 불가피하다 교인이 많으니까 예배당 있어야 하지 않느냐. 이해는 됩니다. 그렇더라도 조금 검소하게 누가 봐도 검소하구나 그런 소리를 듣는 건물을 지었더라면 욕을 적게 먹었지 않았겠는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오늘 교수님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 이 논문표절. 또 거기에 대처하는 본인의 자세, 교회의 자세. 그리고 대형교회, 초대형 신축 이런 걸 보면 사회 일반의 기준보다 기독교계의 기준이 더 엄격하고 신실하고 바라야 하는데.
◆ 손봉호> 그렇습니다. 그건 당연합니다.
◇ 정관용> 사회의 일반 기준과 똑같아지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못한 게 보이니까. 결과적으로는 일반 국민들 사이에 특히 요즘 젊은층들 사이에 기독교를 오히려 싫어하게 되는, 반기독교 정서를 확산시키게 되는 그런 것 아닐까요?
◆ 손봉호> 바로 그 때문에 제가 이런 글도 쓰고 이런 방송도 합니다. 뭐, 사랑의 교회나 오 목사가 당신이 뭔데 욕만 하느냐 이렇게 할 수도 있죠. 그러나 제가 무슨 욕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독교가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정말 기독교가 제대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건 기독교회에만 손해가 아니고 우리 사회에서 손해입니다. 우리 사회에 건강한 종교가 있어야 사회도 이익을 보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저는 이것을 마땅히 해야 하는 소리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우리 교회의 이야기를 쭉 했습니다만 모신 김에 지금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그중에 논문표절 건수 여러 건 지금 나왔습니다. 본인이 직접 인정도 하고. 그러나 그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는 사람이 더 많아요.
◆ 손봉호> 그러게 말이에요.
◇ 정관용> 게다가 요즘 보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위장전입이나 다운계약서 이런 정도는 그건 누구나 다 하는 것. 이렇게 봐주는, 용인하는 듯 한 분위기까지 있고요. 이런 세태는 어떻게 보세요?
◆ 손봉호> 모두들 그 시대에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 하는데 그건 사실 아닙니다. 안 그런 사람들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에서는 조금 비도덕적이라야 출세한다. 이런 분위기가 지금 지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모든 다른 면에서는 상당히 괜찮은데 딱 도덕성에 있어서는 굉장히 뒤져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손봉호> 국제투명성기구가 우리나라의 투명성이 세계에서 45번째라고 그래서 아프리카의 보츠와나가 30위입니다. 이건 정말 창피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가 경제개발 좋고 통일도 좋고 다 중요하지만 지금 제일 뒤떨어진 부분을 좀 보강해야 하지 않냐. 그게 뭔가 부패를 줄이고 도덕성을 살리는 것입니다.
이게 지금 제일 뒤떨어져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것이 다른 모든 분야에 영향을 끼칩니다. 도덕성이 떨어지면 정부의 권위가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준법정신이 떨어지고 사회질서가 문란해지고 그것 때문에 돈이 더 들고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는데. 이상하게도 언론도 교육계도 무슨 종교계도 정부도 이것의 심각성을 인식을 못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냥 그때그때 넘어가죠.
◆ 손봉호> 네, 저는 그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건데. 이걸 좀 제대로 회복을 시킨 다음에 우리가 다른 것도 하자. 좀 우리 정부도 새정부가 그런 것에 관심을 많이 좀 써줬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그걸 정부가 회복시키기 위해 나선다면 무엇부터 해야 합니까?
◆ 손봉호> 일단은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부터 회복을 해야죠.
◇ 정관용> 그렇죠. 하자가 지적된 사람, 바로바로 옷 벗기고 이런 거겠죠?
◆ 손봉호> 그럼요. 그리고 사회특혜를 많이 받고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일수록 더 큰 벌을 받아야 합니다. 아주 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을 갖다가 조금 잘못했다고 벌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되죠. 그러나 그만한 영향력을 갖고 힘을 가진 사람들은 조금의 잘못도 아주 가차 없이 벌을 주는 그런 상황이 벌어져야 우리 사회의 정의가 확립이 되고요. 사람들의 불만이 줄어들 것입니다.
◇ 정관용> 정부나 정치권이 그렇게 좀 나서도록 사실 교회가 앞장서서 이끌어야 하는데.
◆ 손봉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너무 이렇게 안타까워서 야단을 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교회 스스로가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가 이끄는 목소리에 힘이 빠지는 거죠.
◆ 손봉호> 그럼요. 저도 이렇게 비판을 하니까 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져라 성경의 그 말씀을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면서 저를 입 좀 다물라고 그래요. 그래서 제가 죄가 없다고 이런 소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대단히 착해서 그런 소리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교회를 위해서 우리 사회를 위해서 누군가 쓴 소리를 해야 한다. 그런 책임감에서 하지. 이런 소리 하는 것이 즐겁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손봉호>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얼마나 난처한지 몰라요. 저도 참 힘듭니다마는 그래도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 교회도 사회도 조금씩 한걸음씩이라도 정말 상식과 원칙과 도덕에 기준에 부합하는 사회로 바꾸어지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손봉호> 감사합니다.
◇ 정관용> 서울대학교 손봉호 명예교수 함께 만나 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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